몰랐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꽃씨 하나 심었던가 봅니다
딱히 마음 모아
북돋아 준 기억조차 없는데
딱히 마음 쏟아
물 한번 준 기억조차 없는데
어느새
쑥쑥 자랐던가 봅니다
글쎄 은은히 향 풍기며
목을 끌어안지 뭐예요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그저 사랑스러울 뿐입니다
– 양숙의 시집《당신 가슴에》에 실린
시 <몰랐습니다>(전문)에서 –
* 꽃씨 하나에 담긴 비밀…
사람은 잘 모릅니다. 조물주만 아십니다.
아실 뿐 아니라 햇빛으로, 물로, 바람으로 키워주십니다.
그 놀라운 섭리, 그 커다란 사랑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아침 ‘고도원의 아침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작은 씨앗들을 주셨구나….
작은 씨앗을 바라보며 그냥 우리들은 물만 주고 곁에서 그 씨앗이 새싹을 돋우고 자랄 때마다 신기해 하며 곁에 있었을 뿐인데 어느날 풍성한 선물을 우리의 품에 안겨주는 식물을 생각해 봅니다.
지난 한 해 집 뒷뜰에 작은 밭은 만들어 일구면서 더욱이 자연이 주는 선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때론 그냥 버려두어도 잘 자란 것 같았는데 항상 모든 관심이 그곳에 집중되어 있음을…
날씨가 식물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일 때에는 조금 관심을 소홀히 해도 무럭 무럭 자랗습니다.
며칠간 여행을 다녀와도 늠름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해가 무덥게 내리 쪼이던 날 며칠 다른 곳을 다녀오니 모두 힘들어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켜 늠름히 커주기를…
그 일 후에 이제는 좀더 관심을 쏟아야 되겠구나 생각하고 열심히 물을 주며 열심히 가꾸었습니다.
정말 늠름하게, 모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주는 넉넉한 열매를 쏟아 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또 다시 소홀해 지고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고 서리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춥다는 이유로 뒤뜰에 나가는 일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나가보니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던 깻잎과 예쁜 꽃들이 전부 가맣게 시들어 있었습니다.
추위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지요.
이런 일들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곁에 있었구나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아님을…
때를 따라 애지중지 동분서주 할 때 더욱 아름다운 열매가 맺힘을…
관심이 조금만 소홀해 지고, 그 때가 어려운 때이며 모든 것을 한 순간 다 잃어 버릴 수 있음을….
자연은 우리들의 스승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도 한편으로 절망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입니다.
곁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온통 모든 신경과 관심이 그곳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진 씨앗이 예쁘게 때를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자연이 주신 교훈처럼 소홀함 없이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의 자리에 서 있어야 함을 배웁니다.
그 배움이 또한 나의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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