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목)
언제까지 이렇게 글을 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마음 먹었으니 하루하루 정리해 보자.
그것이 안식년을 마무리하고 난 후에도 무언가 남은 것이 있지 않을까….
오늘은 오전에 일찍부터 묵상하고 아침 식사를 떡국을 먹었다.
현승이는 숙모가 너무 맛있게 음식을 준비해 주셔서 행복해 한다.
오늘은 자동차를 옥션에 가서 보자고 한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편하고 한번 보고 오자는 것이다.
아침에 조카를 학교까지 픽업하시고 맛있는 샌드위치 점심도 준비해 주신다.
며칠 점심은 맥도날드만 먹었는데 오늘은 수제 샌드위치를 먹으려 하니 기대가 된다.
옥션에 가는 도중 처남은 열심히 도로 운전법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
역시 round about이 인상 깊다. 차량이 일단 라운드 어바웃에 들어가면 다른 곳에서 오늘 차는 멈춰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권이 라운드 어바웃을 돌고 있는 차에게 있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신호등은 없지만 모든 차들이 그 불문율을 지키고 있다. 아직 사고를 본 적이 없다. 한국 같았으면 사고가 나도 몇 번이 났을법한 구조이다. 그럼에도 이곳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옥션장에 들어서니 이미 경매가 시작되었다.
경매에 어떤 차들이 나왔는지 먼저 정보지를 구매하여 살폈다. 그리고 그 정보지에서 마음에 드는 차를 몇가지고 선택하여 대기하고 있는 뜰에 가서 상태를 둘러보았다. 마음에 드는 차들이 너무 많았다. 아니 생각해보니 전부 외제차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형님의 말이 생각났다. 목사들이 외제차를 타면 영성이 떨어진 목사라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모두 외제차이다.
그래서 그냥 마음에 드는 차들을 선택하고 경매장에 들어서니 정신이 없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몇분이 지나고 나니 드디어 숫자가 들리기 시작한다. 낙찰이 되는 차도 있고 유찰되는 차들도 있었다.
폭스 바겐의 파샅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6000파운드를 상회했다. 마음에 드는 차를 사기엔 좀 사치이고 역부족이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지나고 있는데 우리가 보았던 차 중 한 차를 처남이 순식간에 낙찰 받았다.
낙찰가 3900파운드, 2001년산, 8만마일, 소유자 1명, 그린색, 도요타 아벤시스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어떻게 결정했는지 도대체 감이 없다. 중요한 것은 처남에게 우리들의 예산을 대략 이야기해 주고 모든 것을 일임했기에 상관이 없었다. 또한 차도 다시 둘러보니 마음에 들었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나의 분수에 과분한 차이다.
그런데 차를 끌고 가려 하니 돈이 없다. 비상이 걸렸다. 돈이 벌써 다 떨어졌다. 학비 빼고 6000파운드를 순식간에 다 사용했다. 정착비가 만만치 않다.
부랴부랴 한국에 연락하여 송금을 받아야 겠다 생각했다.
아내와 처남은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학교에 갔다.
오늘은 선생님이 또 다르다.
서로 이름을 다시 확인하는데 역시 명진이라는 발음이 어려운가 보다. 나중에 생각한 것이지만 그냥 성을 따라 Lee 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second name인 John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으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일은 다시 만나면 John이라고 이름을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문법 중 동사의 시제에 대해 공부하였다. 그런데 한국말로 표현한다면 너무 쉬운 것을 영어로 표현하려고 하니 너무 어려웠다. 그러면서 말을 배우는 것이니 듣기만 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것도 좀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앉아 있으니 영국사람이 다 된듯하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이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우습다 생각할 것이다.
하나 하나 배워가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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