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손 아빠
3월 6일 주일
이곳 한인교회 성도들의 삶을 보면서 하나씩 배우는 것들이 많이 있다.
어젠 처남이 가까이 지내는 가정인 용원이네 가정의 막내 용민이(셋째 아들, 우리 가정도 셋째를 낳으면 셋째도 아들일 것 같아 시도를 못하였으나 셋을 둔 가정을 보니 마음이 또한 새로웠고, 한편 부럽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 버밍엄에서 셋째가 생기지 않을까 혹시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는 김치국물 그만 마시고 꿈 깨시기 바랍니다.)의 돌이었다.
돌잔치를 준비하며 그 잔치를 진행하는 것이 한국과는 조금 달랐다. 말씀도 이사야 49장 말씀이니 조금 특별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린 용민이가 엄마의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사진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재미있는 글을 써서 보여주는 것이 참 새로웠다. 잘못 생각하면 지루할 것 같은 시간들을 재미있는 사진 설명과 함께 꾸민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아이가 나중에 커서 자신의 돌잔치를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 얼마나 행복해할까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우리에게도 다시 셋째가 생긴다면 이런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었을텐데….(역시 이젠 꿈이 되어버린 것 같다)
돌잔치 후 집에 돌아오닌 현욱이가 먼저 머리카락을 다듬어 달라고 조른다. 아빠가 군대생활할 때 정말 장교들의 머리카락만 잘라 주었느냐고 묻는다. 꼭 장교들의 머리카락만은 아니지만 최전방 근무를 할 때 딱히 다른 곳에서 머리카락을 자를 수도 없었기에 그나마 조금 잘 자르른 사람에게 머리카락을 자르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한번 들은 아들이 이젠 아빠의 실력을 보여 달라고 아우성이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 머리카락을 잘라본지 얼마나 오래되었는가? 잘 자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아들 앞에서 꼬리 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오랜만에 온 가족 머리카락 자르기에 미용사가 되었다.
먼저 현욱이부터 시작하여 현승, 마지막에는 아내의 머리카락까지 다듬어 주었다.
전문 미용사처럼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머리카락을 다듬어 주었다.
내 마음에 썩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아줄만 했다. 자주 머리카락을 자르면 더 잘 자를 수 있겠구나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내의 머리카락은 모두들의 관심사였는지 당장 주일 교회에 가니 입소문이 났다. 아내는 한 술 더 뜬다. 런던에 가서 15 파운드 주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다듬었다는 것이다. 교회 성도들이 믿을리 만무하다. 왜냐하면 지난 밤 9시까지 돌잔치로 함께 있었는데 언제 런던에 가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올 시간이 있었겠는가?
이실직고하니 여자성도들의 입이 벌어졌다고 한다. 아내가 아이들, 남편 머리카락을 잘라주기는 하지만 남편이 아내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내의 머리카락의 모양이 너무 예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들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이다. 실은 아내가 머리 손질을 잘해서 돋보이는 것인데도 말이다.
한편으로 깨닫는 것은 군 생활할 때 깍새로 고참들과 장교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주었던 것이 이곳 버밍엄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서툴러서 아내의 머리카락을 자를 땐 손을 두 곳이나 가위에 잘렸다. 손이 둔하여 얻는 결과이다.
이런 생활을 통해 또 다시 배우는 것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익혔던 것들은 언젠가 분명히 그 진가를 발휘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 시절 교회에서 달란트 비유를 통하여 받았던 도전이 여전히 아직도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들을 최대한 잘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힘과 마음과 열심을 주시길 기도한다.
오전엔 St. Peter’s Church of England에 다녀 왔다.
교회 예배당은 아담하면서도 참 고풍스럽고 작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주일학교를 담당하는 목사님의 설교가 있었다. 본문의 내용을 대략 알고 있었지만 설교의 내용을 부분 부분 알아들을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아직 영어를 넘어야 할 벽이구나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오늘은 Mother’s Day이어서 아이들 모두에게 수선화(꽃말:자기자랑, 자존심, 고결) 세 송이와 함께 사철나무를 묶은 꽃 송이를 선물로 주었다. 어머니에게 전해주는 선물이었다. 참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예배 후 차 마시는 시간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섬겨주었고, 그 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모두 자선 헌금을 하며 차를 마셨다. 작은 것이지만 모아서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교회의 행동과 철학이 느껴졌다.
저녁 시간에는 처남댁 가족과 함께 가정에서 식탁 교제를 나누었다. 영국의 교육과정들에 대해 배우면서 역시 교육에는 많이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루를 정리하면서 내일을 또 기대한다.
온 가족이 함께 제일 잘 할 수 있는 노는 것(여행)을 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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